올상반기 주요 시중 은행들은 놀라운 경영실적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박수간인 여론의 문매였습니다.
그 내막은 이렇습니다. 예금금리를 낮추고 가게대출 금리를 올리고
이런 식으로 예대 마진을 늘려 수익을 키웠습니다.
놀라운 경영실적의 비밀은 손쉬운 이자 놀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낮은 금리에 돈을 막기고
높은 금리에 돈을 빌린 금융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간 겁니다.
그래서인지 우리 금융계의 수준은 이 정도입니다.
왜 우리 금융계는 후진국 수준에서 제자리 거름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관치 금융, 특히 관력계와 금융계의 뿌리 깊은 연결고리에서 원인을 찾습니다.
지난달 금융이 조직혁신기획단이 발족한 금융행정혁신위원회가
금융권 인사의 투명성과 공정성 재고 방안의 4대 과제 가운데 하나로 삼은 이유입니다.
뉴스타파가 지난 10년간 금융계로 간 공직자들을 전수조사해 봤습니다.
2008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정부 공직자 윤리위원회로부터 재치업 허가를 받은 공직자는 모두 3,221명입니다.
이 가운데 627명은 금융계로 자리로 옮겼습니다.
전체 재치업 공직자 5명 가운데 1명꼴입니다.
공직자 재치업 심사 강화 이후 줄어들었던 금융권 재치업은 2014년 이후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금융계로 간 공직자의 43%는 유관기관이 아닌 권력기관 출신으로 나타났습니다.
권력기관 가운데 금융권 이직이 가장 많은 기관은 경찰입니다.
보험사 조사 담당직을 맡은 일선경찰들이 다수지만 총경이상 고위직경찰도 금융사의 문을 두드립니다.
감사원과 국세청, 검찰과 국정원까지 금융관은 접점을 찾기 힘든 권력기관들의 공직자도 금융계의 요직을 차지했습니다.
대통령실에서 금융계로 자리를 옮긴 정치권, 낙하산 인사도 지난 10년간 24명이나 됐습니다.
전문성 없는 권력기관 출신도 문제지만 유관기관인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출신 공직자도 문제입니다.
지난 10년간 123명이나 되는 금융위 금감원 출신 공직자들이 금융계에 대한 감시자에서 금융계의 방패막으로 역할을 바꿨습니다.
재개를 주락펴라가는 한국은행과 기획제정부 출신, 이른바 모피아들도 금융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낙하산 인사들입니다.
금융사도 고위공직 출신을 마달리 없습니다. 금융계로 간 공직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보험회사와 투자회사입니다.
지난 8년간 금감원의 제재가 가장 많았던 분야입니다.
특히 상급이상 고위공직자 출신들이 이 두 분야에 집중적으로 영입됐습니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당국의 감시와 제재를 피해갈 안전한 방패막을 마련해두는 겁니다.
4대 금융그룹 가운데 공직자 영입에 가장 큰 공을 들인 곳은 KBE 금융입니다.
지난 10년간 48명의 공직자를 계열사로 영입했습니다.
재벌그룹사 가운데는 삼성이 독보적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관세청장 등 고위공직자를 비롯해 42명의 공직자를 자신의 금융계열사로 영입했습니다.
금융계로 간 공직자들이 낳는 문제는 단순히 금융의 발전을 저해하는 정도에 그치지 않습니다.
지난 10년 수많은 금융소비자들을 울린 대형 금융사고의 뒤에는 어김없이 이들이 있었습니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에 당시 영업정지를 당한 저축은행들은 장차관급 고위공직자들이 다수 몬다맞던 곳입니다.
고객돈을 이용한 수천억대 불법대출이 수시로 이루어지고 있었지만
사회 이사직을 막고 있던 이들은 그저 거숙이 역할을 하는데 그쳤습니다.
2013년 동양 사태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일찌감치 부실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었지만 고위공직자 출신 사회 이사들은 아무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금융계의 재치업을 당연한 보상으로 여기는 공직자, 관치금융의 울타리안에 안 좋아하는 금융계,
이 공생 관계의 피해자는 언제나 금융 소비자들이었습니다.
